오스트리아의 유서 깊은 역사도시인 그라츠 시시 한가운데로는 도시의 젖줄인 무어 강이 흐르고 이 아름다운 강의 동쪽은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르네상스, 바로크풍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잘 보존된 중상류층 거주지역이지만 서쪽은 동구권을 비롯한 인접국가에서 온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저소득층 노동자 거주지역이랍니다 울의 한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이 나늬어 진것 처럼...
고풍스러운 건물들 위에 불시착한 우주선 같은 독특한 외관의 쿤스트하우스. 빈곤층 밀집 지역인 무어 강 서쪽 지역에 예술로 도시를 재개발하기 위한 ‘아트존’으로 설정됐고 그 중심에는 2004년 9월 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된 쿤스트하우스가 있습니다
쿤스트하우스는 중세풍의 빨간 지붕 사이로 검푸른 연체동물이 촉수를 내밀고 기어가는 듯한 형상인데 처음에는 시민들의 대부분이 새로운 미술관 건립 계획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이 건물에 ‘친근한 외계인(A friendly alien)’이란 별칭을 붙여줄 정도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군요
영국의 건축가 피터 쿡과 콜린 푸르니에가 설계한 쿤스트하우스는 우주선처럼 보이는 4층짜리 유선형 건물. 문어의 빨판처럼 촉수를 내민 지붕의 창과 밤이면 화려한 섬광으로 번쩍이는 청색 아크릴 외장 때문에 건물 자체가 시각적 충격이랍니다
밤이면 청색 아크릴 외장재 안쪽에 설치된 700개의 형광등이 컴퓨터 시스템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패턴으로 점멸해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답니다
강 양편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문화를 통한 도시 개조와 계층 간의 사회적 통합을 위해 무어 강을 적극 이용하고 있는데 그중에 또 하나로 그라츠의 명물인 길이 46.6m의 보행교인 ‘문화의 다리’가 있습니다‘문화의 다리’ 중간에는 도시민 모두가 강에서 만나 즐길 수 있는 ‘인공섬’이 있는데 강수량에 따라 배처럼 뜨고 가라앉도록 설계되었고 마치 강물의 소용돌이가 형상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양쪽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인공섬에 들어서면 투명한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카페가 있고 흐르는 강물과 같은 눈높이에서 차를 마시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랍니다. 다른 한편에는 70평 남짓한 야외무대 공간이 있어서 봄부터 가을까지 이곳에서는 자그마한 재즈콘서트와 마임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도시민의 휴식공간이 된다고 하네요
그라츠 철도역 벽과 천장에는 붉은 빛의 물결이 그려져 있는데 이 역동적인 이미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며 환상 체험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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