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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근로정신대와 종군위안부...

권성영액션 2008. 6. 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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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에 나온 근로정신대 여성의 모습이다. 아래는 얼마전 종군위안부를 상품화했다며 난리가 났었던 일본 프라모델 제작사 파인몰드의 정신대 인형이고. 그 아래로 보면 일본 웹에서 찾은 일본 여자근로정신대 사진들이 주욱 올려 놓았으니 비교해 보기 바란다. 어떤가? 더 말이 필요한가?

예전 어느 여성주의자가 내가 쓰는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에 딴지를 걸고 나선 적이 있었다. 군부대를 쫓아 다니는 직업적인 매춘여성을 뜻하는 "종군위안부"는 오히려 적절치 않으니 "일본군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십분 동의하는 바였다. 실제 조선인이나 중국인 등 여타 식민지나 점령지에서 동원한 종군위안부도 있었지만 일본에서 자발적으로 모집된 일본인 종군위안부도 있었으니까. 이들은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 위안부에 자원했고, 군대를 따라 전선으로 따라 나섰었다. 일본의 우익들이 종군위안부를 자발적인 매춘부로 비하하는 것도 이런 사정에 의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실 "종군위안부"조차 그리 적절한 표현이랄 수 없었다. 단지 많이 쓰이니까 습관적으로, 혹은 의미전달의 용이성을 위해 그리 쓰고 있을 뿐.

하물며 정신대다. 종군위안부도 아니고 정신대다. 정신대가 뭔지나 알고 그런 소리들을 하는 것일까? 정신대와 종군위안부가 어떻게 같은 뜻으로 쓰일 수 있나?

정신대가 종군위안부와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은 아직 종군위안부가 뭔지도 모르고, 도대체 어떻게 동원되고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었는지 모르던 때의 일이었다. 정신대로 끌려간 사람들 가운데 종군위안부로 간 사람들이 있다더라 하는 사례들이나, 여성들을 반강제로 동원했던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를 혼동한 데서 온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는 전혀 다른 별개의 것이었다. 종군위안부가 일본군 병사들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존재였다면, 정신대는 근로정신대라 해서 전황의 악화로 부족한 인원을 여성들을 차출해서 후방의 지원을 맡도록 한 것이었다. 그 가운데는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있었고, 군병원에서 일하는 것도 있었다. 듣기로 군병원에서 일하는 정신대의 경우 위안부의 역할도 하는 경우도 있었다지만 어찌되었거나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후방에서의 노동력 동원이었다. 당연히 여기에는 조선인 뿐만이 아니라 일본 여성들도 다수 동원되었었고.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를 혼동해 쓴다. 정신대라니까 종군위안부라며 흥분해 난리친다. 도대체 종군위안부에 대해 관심들이나 있었던 것일까? 종군위안부가 뭔가 하는 것에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기울인 적이 있기나 한 것일까? 뭔지나 알고서 저리 흥분들인가?

오히려 종군위안부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로 알아 본 사람들 가운데 이번 일로 흥분하거나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종군위안부가 뭐고 정신대가 뭔가를 아는 사람들은 차라리 그네들의 할머니 세대들이 겪은 고통마저 상품화하는 그들의 무개념함을 비웃고 비난할 뿐 그것을 종군위안부와 연결짓지 않았다. 오로지 평소 관심도 없다가 때만 되면 우르르 흥분하는 것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나 낚여 퍼덕거렸을 뿐.

저것이 종군위안부 문제를 근로정신대를 내세워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어지간하면 일본인들조차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혼동하지 않는다.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같은 존재로 보지도 않고, 어느 하나로 다른 하나를 희석시키거나 할 수 있으리라 생각도 않는다. 차라리 일본인 출신의 종군위안부를 들어 자발적 매춘이라 주장하지. 실제 지금도 그러고 있고.

오히려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를 동일시 함으로써 종군위안부를 무슨 노력동원으로 희석시키고, 근로정신대로 동원되었던 분들에 대해서는 종군위안부로 있었던 양 여기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이른바 애국애족 네티즌들이다. 아는 것도 없이 흥분할 줄만 알아 그저 일본이라면 욕부터 하고 보는 그 단순함이 불행한 시대 불행한 일을 겪으셨던 그 분들을 상처입히고 모욕하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종군위안부로 오인받을까 근로정신대로 동원되었던 사실을 신고하기조차 꺼려하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라. 종군위안부를 근로정신대와 동일시할 경우 과연 어떠한 결과가 나오게 될 지도 생각해 보고. 도대체 정신대가 뭐고 종군위안부가 뭔지 정도는 먼저 알아보고 나서 흥분하든 화를 내든 해야 할 것 아닌가? 화만 내고 욕만 한다고 애국이고 애족인 것은 아니란 말이다.

분명히 말하건데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는 전혀 다른 별개의 것이다. 설사 저 인형의 모델이 조선의 여인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일본에 의한 근로정신대 강제동원의 문제일 뿐, 종군위안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혹시 모른다. 저 인형의 모델이 된 여성이 후일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그렇지 않다면 저것을 가지고 종군위안부 어쩌고 하는 것은 뭣도 모르는 무지가 만들어낸 설레발질이라 하겠다.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자. 때 되면 언론에 낚여 퍼덕거리기나 하지 말고. 그러니까 언론이 사실을 보도하고 진실을 파헤치기보다는 낚시에 더 골몰하는 게 아닌가. 일단 재미있고 장사가 되니까. 낚인 물고기들을 보며 만족한 웃음을 짓고 있을 그 인간들을 생각해서라도 최소한 물고기는 되지 않으려는 노력은 하고들 살자.


그나저나 근로정신대 관련 자료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거의 좌절하고 말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게 근로정신대 동원에 관련된 사진자료 하나 찾기가 이리 힘드냔 말이다. 사례수집은 또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인 근로정신대까지도 안 바란다. 얼마나 우리 사회가 근로정신대에 대해 관심이 없는가를 알 수 있다. 하기야 종군위안부 단체들조차 정신대라는 이름을 아무렇게나 쓰고 있으니. 답답하다.

 
출처 : 예술과철학
글쓴이 : 강화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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